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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기준 - 김소령의 양심선언(PD수첩)

선진국의 기준 - 김소령의 양심선언(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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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io아빠 조회6,096회 작성일 09-10-1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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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기사를 검색하다 오랜만에 한국 MBC PD수첩에서 다룬 군납품 비리에 관한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해군 김모소령의 3년여에 걸친 군내 납품비리와의 외로운 투쟁에 관한 이야기 였습니다. 동영상을 보는내내 마치 나의 일인 것처럼 화가 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본인은 물론 가족이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군생활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엄격한 상명하복 체제하에서 이렇게 공중파 TV방송국에 나와 인터뷰를 한다는 자체가 엄청난 모험이었을 것입니다. 본인이 인터뷰중 이야기했지만 부대로 돌아간 후 많은 공식, 비공식적인 수모와 보복을 당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군인복무규율  및 상부지시사항 위반, 군인명예실추, 군기밀 누설 등 대여섯가지의 죄목으로 처벌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캐나다 살면서 새롭게 깨달아 가는 것이 바로 이런 부분인것 같습니다. 내가 그동안 너무나 부정, 비리, 눈속임 등에 익숙해져서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각종 민원문서를 작성하면서, 경찰관이나 공무원, 학교 선생님 또는 일반적인 캐네디언을 상대하면서 자꾸만 부딪치는 문제는 기본적인 정직성의 문제라는 것을 시간이 한참 지난후에 깨닫게 되곤 합니다.  이러한 예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유학생아이들 비자 연장시에 잔고증명이 필요해서 은행에 갑니다. 가급적 잔고가 많도록 증명을 떼려고 이계좌에서 저계좌로 옮겨가며 증명을 떼달라고 하면 직원이 이상한 녀석 다있다는 식으로 쳐다봅니다. '이게 왜 이상할까?' 한국서는 당연한 것인데..  세금신고를 합니다. 우리 같은 같으면 각종 내용을 증명하는 보충 서류들이 많이 따라야 하는데 뭐 그냥 기록만하면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우리식으로 자꾸만 거짓으로 적고 싶은 유혹이 생깁니다.  민원사항으로 학교, 교육청, 서비스 캐나다 등에 전화, 이메일을 보냅니다. 그냥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편의상으로 쉽게 거짓말을 지어냅니다. '우리 친구아들이 이번에 새로 캐나다 왔는데...' 그러나 상황이 진행되면서 돌이키기 어색할 정도로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얼마전에 교통단속에 걸려서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던 국제운전면허증을 보여줬습니다. 캐나다 운전면허증이 없다고 했죠. 이런 경험담을 캐네디언에게 했더니 자기는 경관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식으로 반응해서 얼굴이 뜨거운적이 있습니다.  여러 교육청 상대로 일을 하다보면 어떤 교육청은 입학허가서 발급에 필요한 구체적 서류, 즉 출생증명, 여권사본 등 기본적 서류도 요구하지 않고 인적사항만 확인한 뒤 입학허가서를 보내주는 곳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람들은 이러한 내용을 속일 수있다고 상상조차 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나중에 천천히 깨닫게 되더군요.  참 당연한 사실인데 이러한 것들이 왜 새롭게 다가오는가 라는 생각을 곰곰하다보면 내가 40년넘게 살아온 한국사회가 너무나 불신투성이였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됩니다. 가짜 휴발유, 위조지폐, 가짜 인감도장, 가짜 참기름, 가짜 명품, 공사조직을 막론하고 벌어지는 사적인 공금유용, 예산전용 등등.. 그러지 않을려고 해도 한국사회와 캐나다를 자꾸만 비교를 하게 되는데 살아보니 확실히 한국이 편하고 살기 좋습니다. 각종 서비스 싸고, 빠르고 우리 입맛에 맛고 속이 시원합니다. 캐나다 느리고 비싸고 융통성없이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러나 정해진 규정내에서 정확히 일이 처리되고 사람들이 거짓이 없다는 게 다를 뿐인것 같습니다.물론 캐나다에도 사기, 위조사건 등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다는 것은 아니고 모든 캐나다 사람들이 착하고 정직하기만 하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정도의 문제라는 것이죠. 결국에 선진국이라는 것은 겉보기 화려하고 각종 법, 규정을 무시한  효율성 위주 보다는 늦고, 불편하더라도 정직과 원칙이라는 것이 지켜지는 사회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군 김소령의 양심선언을 계기로 다시한번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이번기회를 통해 한국에 해군 김소령 같은 사람이 있어서 아직은 한국의 미래가 어둡지 않은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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