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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와 흙탕물

미꾸라지와 흙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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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ia아빠 조회5,503회 작성일 09-12-1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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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적 학교다닐 때 뭔가 말썽을 부리면 선생님들로부터 많이 듣게 되는 말중에  '미꾸라지 한마리가 흙탕물을 일으켜 물을 더럽힌다'라는 말이 있죠. 가끔 캐나다 살면서 이런 씁쓸한 느낌을 갖게 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이민사회다 보니 많은 타민족들과 얽혀 살아가는 가운데 아시안, 그중에서도 한국사람이 안좋은 사건에 연루된 뉴스를 듣게 되는 경우 이런 생각을 하게 되곤 합니다.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 같은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죠.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기 전에 일때문에 칠레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칠레는 남미 여러나라 국가중에서도 여러가지 분야에서 좀 독특한 나라입니다. 지금은 여자가 대통령으로 있고, 우리나라로 농축산물도 엄청나게 많이 수출하는 한국과 거리는 멀지만 많은 인연이 있는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와 지구 정반대에 있는 칠레를 가기 위해서는 무려 비행기를 20시간 가까이 타고 가야 합니다. 미국이나 멕시코 시티를 경유해서 가야 하죠. 저는 멕시코시티에서 '란칠레'라는 칠레의 국영항공사가 운영하는 비행기를 타게 되었습니다. 이곳에 다녀오면 저는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란칠레 항공사 비행기를 타기 위해 보딩티켓을 받고 짐을 부치면서, 또 기내에서 7시간을 비행하며 칠레까지 오는 동안 내내 계속 느껴지는게 모든 직원들이 이만 저만 불친절한게 아니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예컨데, 승무원을 불러도 오지를 않고, 묻는 말에 대답도 안하는 것은 기본이고, 기내식을 나눠줄 때 앞에 사람까지는 간이라도 빼줄것 처럼 부담스러운 미소를 짓다가도 내차례가 오면 그렇게 무뚝뚝할 수가 없었습니다. 멕시코 시티에서 출발도 2시간정도 늦은 데다 기내에서 조금씩 쌓인 불쾌감에 결국 승무원중 책임자에게 따져서 사과를 받기는 했지만 매우 불쾌한 기억이었습니다.    하지만 장시간 피로에 지쳐 칠레 산티아고 공항에 내렸을 때 한국 가이드분의 설명을 듣고는 항공사 승무원의 불친절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불쾌한 기분도 조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내가 칠레에 도착하기 한달전에 한국의 중년 관광객이 단체로 칠레를 오는 중에 기내에서 술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승무원 따귀를 때렸다고 하더군요. 참 수치스러운 어글리 코리안의 모습이죠. 충분히 칠레당국에 구속될 감인데 여행사 직원이 사정해서 겨우 처벌을 면했다고 합니다.    캐나다 살면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자주 합니다. 즉 먼저 지나간 한국분들의 분탕질로 뒤에 오는 사람들이 이유없이 불친절이나 법이나 규정에 있지 않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바로 며칠전 아이의 전학문제로 집 근처의 세컨데리 스쿨에 갔을때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보통의 경우 직원이 친절하게 인사를 교환하고 필요한 서류, 절차를 설명해주는게 정상적인데 이상하게 인사는 커녕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제대로 전학절차를 알려주지 않고 지금 다니는 학교에 가서 상담을 하고 서류를 받아 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었습니다.    단순하게 참 못된 직원이라고 생각을 하고 다음에 가면 뭐라고 영어로 따져줄까만 생각하고 있는데 오늘 칠레의 경우처럼 어글리 코리안에 의한 분탕질로 한국사람 평판에 먹칠을 한 사례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학교에 다니던 한국학생 한명이 어린이 포르노 사진을 인터넷에 업로드했다가 경찰에 발각되었고 결국 한국으로 추방당했다고 하는군요.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캐나다는 어린이 포르노 사진을 가지고만 있어도 처벌대상이 됩니다. (사실 이것도 중요한 아이들 교육사항이죠.)  이에 더해 그 학교가 좋다는 소문에 전학대상도 되지 않는데 많은 한국엄마들이 무작정 찾아가서 교장, 교감선생을 상대로 전학을 받아줄 것을 졸라대곤 해서 직원들이 그렇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물론 그 직원이 그렇게 불친절했던게 위의 사건들과 무관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또 내가 그 직원이라고 규정어기기 좋아하고, 말썽이나 저지르는 한국사람을 그렇게 예쁘게 보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야 자기 성질껏 분풀이도 하고 적당히 위법, 탈법행위도 하고 살았지만 캐나다에 온 순간부터 이제는 모두가 자기 한사람이 한국이나 아시아를 대표할 수 있고, 내가 잘못하면 뒤에 오는 애매한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조금은 하고 살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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